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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의 힘

문화생활85

RCA건설현장 철제빔위에서의 점심식사 여럿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그림중 으뜸을 꼽으라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뽑힐 것이라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것이다. 여럿이 식사를 하는 사진을 꼽으라면 어떨까? 아마도 1932년 10월2일자 뉴욕 헤럴트 트리뷴지에 실린 RCA(현재의 30록펠러 플라자)건설현장 꼭대기에 매달린 철제빔에 안전장치도 하지 않고 앉아 점심을 먹는 노동자들의 사진이 으뜸으로 꼽힐것이다. "뉴욕에 있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달려갈때 이 용감한 철강 노동자들은 70층짜리 RCA 빌딩의 꼭대기, 243M에 매달린 아찔한 철제 빔위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바람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 아래에 달아놓은 글귀에서 보여지듯 위의 사진은 RCA의 홍보를 위해 찍은 사진들중의 하나다. 물.. 2022. 8. 22.
헤어질 결심 - 그 여자, 그 남자 남자는 흔들렸고 여자는 사랑에 빠졌다. 남자는 취조실에서 초밥으로 여자에게 호감을 표시했고, 여자는 남자의 품위있는 태도에 호감을 느꼈다. 남자는 자신의 일상이 붕괴 될까봐 증거를 없애려 여자에게 핸드폰을 바다에 버리라고 말했지만, 여자는 그것이 자신의 범죄를 감추어 주려는 남자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근무처를 옮기고 그녀에게서 도망치는 것으로 자신의 무능을 숨겼지만, 여자는 그와 헤어질 결심으로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그 남자의 일상이 붕괴 될까봐 또 다른 살인을 선택했지만, 남자는 여자를 자신이 맡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만 대했다. 이제 여자는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라고 고백하며 자신으로 인해 .. 2022. 8. 20.
패러독스13 - 합리적 선택은 늘 옳은가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에게 도덕적 선택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블랙홀의 영향으로 평행세계로 들어간 12명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집단의 생존을 위해 개인의 선택은 언제나 희생 되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선택은 존중 받아야 하는 것일까? 개인의 선택으로 집단이 위태로워 진다면? 소설은 끊임없이 등장인물들에게 극한의 상황을 제공하고 거기에 내몰린 인간의 선택을 요구하며 생존과 존엄을 위한 답을 찾아 나간다. 마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올 법한 주제들을 소설로 예시해 놓은것같은 책이다. 사족 합리적 선택이 언제나 옳은것은 아니다. 인류가 언제나 합리적인 선택만을 했다면 진작에 멸망 했을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은 블로그 운영에 큰 .. 2022. 8. 19.
독수리와 소녀 - 잘 알지도 못하면서... 1994년 퓰리쳐상 수상작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젊은 사진가 케빈 카터가 수단의 아요드 지역에 있는 식량배급소 근처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앙상하게 마른 소녀가 굶주림에 지쳐 쓰러질 듯 엎드려 있고 독수리 한마리가 본능적으로 소녀의 죽음을 기다리는 듯 바라보고 있는 사진으로 당시 수단의 기아 상태의 비참함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사진이다. 이 사진이 뉴욕타임즈에 실리면서 수단에 대한 구호가 세계적으로 활발해 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진이 실리고 난 후 소녀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문의와 사진을 찍느라 소녀를 구하지 않았다는 뚯하지 않은 비난이 케빈 카터에게 쏟아졌다. 어떻게 죽음에 직면한 소녀를 위험에 놓아두고 사진을 먼저 찍을 수 있느냐는 보도 윤리에 대한 질책이었다. 자신의 고국인 남아프리.. 2022. 8. 18.
카터 - 주원의 고군분투 (넷플릭스영화 관람후기) 기억이 제거된 한 남자가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항체를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백신 개발자인 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북한으로 가는 얘기다. 영화는 처음부터 대놓고 '우린 이런 영화다.' 라고 말하며 시작한다. 벌거벗은 다수의 사람들의 육신에 날카로운 칼과 낫을 꽂아 넣으며 피칠갑이 되어가는 화면에 칼과 낫이 살을 파고드는 소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들려줌으로써 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먼저 보여준다. 그리고 나면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1인칭 시점의 슈팅게임과 비슷한 설정과 카메라의 움직임. 하나의 퀘스트를 깨고 나면 이어지는 또 다른 장소와 빌런들. 계속해서 이어지는 퀘스트와 막판에 등장하는 최종보스. 그리고 그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하는 주인공. 영화는 컴퓨터 게.. 2022. 8. 17.
호모데우스 - 인류의 미래는 어디로 향해 가는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현대 기술의 혁신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 넘은지 오래고 이제는 인간의 인식영역에 도전한다. 인식과 직관이 단지 인간의 뇌에서 발생하는 생화학적 알고리즘일 뿐이라면 스스로 학습하며 진보하는 인공지능의 능력은 언젠가는 인간의 인식과 직관마저 가지는 휴머노이드 같은 존재도 탄생 시킬수 있을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전한 기술은 극소수의 자본가와 개발자의 미래만을 여유있고 풍요롭게 만들뿐이고 그것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을 대신한 인공지능과 그것을 유지 발전시키는 시스템으로 인해 오히려 빈곤에 허덕이며 죽어갈 지도 모른다. 키오스크가 주문받는 직원을 대신하고, 톨게이트의 계산원 대신 하이패스가 통행료를 징수하고,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대신 로봇이 홀을 누비고 있는 모습이.. 2022.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