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TV보기11 모범가족 - 넷플릭스 시리즈 관람후기 아버지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은 사람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부정하며 자란 남자에게 가족은 가장이 지켜야하는 최후의 보루같은 것이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당당한 일자리가 필요했고, 남자는 그 직업이 교수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꿈꿔온 교수자리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아내는 지쳐서 이제 교수자리를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그건 남자에게 자신이 바쳐 온 청춘을 부정하라는 소리에 다름 아니었다. 교수자리를 위해 아내 몰래 아들의 수술비를 청탁의 댓가로 지불했지만 교수자리는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자는 가정을 지키고 싶었다. 탈출구 없는 남자의 눈앞에 2구의 시신과 거액의 현금이 놓였다. 보는 사람은 없고, 남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 돈이 절실했다. 피 묻은 .. 2022. 9. 3. 애나만들기 - 가짜 독일인 상속녀의 이야기 소스타인 베블런이 자신의 책 ‘유한계급론’에서 유한계급의 과시적소비를 언급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훨씬 전인 1899년이었지만 그의 주장은 아직도 우리사회에 유효하다. 현재 우리사회는 소위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사치품들의 수요가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부유층의 소비도 있겠지만 부유층의 사치를 모방하려는 욕구를 가진 중류층의 소비도 ‘오픈런’이라는 기이한 사회현상을 일으킬 만큼 사치품 수요의 상승곡선에 보탬을 주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개인 SNS를 통해 ‘좋아요’를 받으며 인간의 기본적 심리중 하나인 인정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개인들은 명품을 몸에 두른 자신의 모습과 유명관광지나 호화로운 숙소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 또는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 더.. 2022. 8. 1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봄날의 햇살 요즘 챙겨보는 TV프로가 이거 하나다. 6화는 이 장면 하나로 모든 걸 다 했다.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2022. 7. 1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착한' 법정 드라마. 몇 가지의 매력이 있는 드라마다. 첫 번째, 박은빈 배우. 박은빈이 아니었으면 누가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찰떡이다. 커다란 눈망울을 데굴거리며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이 사랑스런 변호사는 혹시 박은빈을 모델로 해서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두 번째, 한 회당 한가지의 사건이 해결되는 빠른 구성. 사건을 질질 끌면서 한 에피소드를 몇 회씩 끌고 가지 않는 구성은 보는 사람을 답답하지 않게 만든다. 세 번째, 눈에 띄는 특별한 악역이 없다. 대형 로펌 한바다에서 우영우와 함께하는 동료들이나 우영우의 주변 인물들 중 특별한 악역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동료들이 ‘천사표’ 인가하면 그건 또 아니다. 이들은 우영우에게 적당한 도움을 주기도 .. 2022. 7. 10. 세계다크투어 - 어두운 과거를 찾아가보는 여행 여행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을 위한 레저활동이다. 평소 동경하던 곳에 가서 멋진 풍광도 보고 휴식을 즐기며 맛있는 음식도 먹는 즐거움은 대개의 사람들이 ‘여행’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들이다. 이런 ‘즐거운 여행’에 반대되는 개념의 여행이 있다. 다크투어리즘. 전쟁이나 학살처럼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이나 대규모 재난, 재해, 혹은 테러로 인한 참상이 있었던 곳에 가서 그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을 ‘다크투어리즘’이라고 한다. 최근 JTBC에서 새로 시작해서 벌써 4회차를 내보낸 ‘세계다크투어’는 다크투어리즘을 소재로 하는 여행예능 프로그램이다. 첫 화로 다루어졌던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봐서 꾸준히 찾아보는, 몇 안되는 본방사수 프로그램 중의 하나다. ‘연쇄살인마 테.. 2022. 7. 5. 안나 - 타인의 인생을 훔친여자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얕잡아 보여지기 싫어서 시작된 거짓말은 점점 그 정도가 심해져갔다. 고등학교시절. 선생과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학생과 선생의 부적절한 연애가 적발되자 선생은 저 혼자 살겠다고 어린연인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어린여성에게 더 가혹했고 학교를 떠나야 하는 쪽은 유미였다. 부모님을 떠나 새롭게 다시 출발한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입시에 실패하게 되고 합격여부를 묻는 부모님께는 거짓으로 합격했다고 말한 뒤 몰래 재수를 시작한다. 유일하게 관계를 맺고 지내는 선배. 대학생이 아닌걸 들키면 멀어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선배에게 같은 학교에 다닌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고 그 선배는 교지편집부에 들어올 것을 권유한다. 엎질러진 물. 편집반모임에 처음 놀러가.. 2022. 7. 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