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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의 힘

문화생활85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이야기 속에 숨은 역사 근대이전의 중세시대 대부분의 왕국은 장남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왕국을 물려받을 왕자가 외아들이면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형제가 많은 나라의 왕자들은 형이 왕위를 차지하고 나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당시의 왕국이라는게 빛좋은 개살구의 모습이어서 1600년대 중반의 독일은 무려 300여개나 되는 작은 나라들로 이루어진 연합체 였다. 쉽게 말해 동네마다 하나씩의 '왕국'이 존재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 왕국마다 많은 수의 '왕자와 공주'들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형제에게 골고루 토지를 나누어 주었다가는 나라가 위태로워 질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왕위를 물려받지 못한 왕자들은 각자 도생의 길을 선택하는 수 밖에 없었다. 각자도생의 방법으로 많이 선택된 방법은 성직자의 길을 가는 것이었고, 성직이 적성에 맞지 않.. 2022. 9. 8.
골목안 풍경 - 김기찬 작가의 사진으로 떠나는 추억여행 구도심에는 늘 골목이 있었다. 골목길은 대부분 산비탈을 끼고 있었고 대문을 열면 앞집의 문이 바로 보였다. 앞집엔 대개 또래의 친구들과 족보를 알 수 없는 개들이 있었고 좁아터진 집보다는 골목이 더 편한 놀이터였다. 볕이 따뜻한 봄엔 동네 할머니들이 회벽을 등지고 앉아 해바라기를 하셨고, 좁은집에 들어앉아 있기 더운 여름엔 어른들도 집 앞 골목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1960년대부터 동네의 골목길을 찍은 김기찬작가의 사진들은 언제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지금은 헤어져 생사도 확인이 힘든 그 시절 함께 살던 동네사람들의 소식을 궁금하게 한다. 대부분 새로 개발되어 아파트 단지만 가득한 서울과 재개발로 길의 모양마저 변해버린 도시들의 모습은 이제는 내가 자랐던 어렸을 적 그곳이 아닌 듯 낯선 모습이 되.. 2022. 9. 7.
외계+인 - 개인적인 솔직 후기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은 케이퍼 무비인 '범죄의 재구성'이었고, 두번째 영화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각색한 '타짜'였다. 워낙 강렬했던 두편의 영화덕에 최동훈의 차기작에 관심이 쏠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장기인 케이퍼무비 스타일의 범죄물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전래동화 '전우치전'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재해석한 도사이야기 '전우치'였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이야기와 도술이 존재하는 판타지세계를 다룬 영화는 어쩌면 앞선 두편의 이야기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최동훈 감독이 정말 좋아하고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 일지도 몰랐다. '전우치' 이후 자신의 장기인 케이퍼 무비 스타일의 '도둑들'과 역사물인 '암살'로 쌍천만의 흥행 신화를 쓴 최동훈 감독이 만든 차기작은 다소 독특한 제목의 '외계+인'.. 2022. 9. 6.
모범가족 - 넷플릭스 시리즈 관람후기 아버지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은 사람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부정하며 자란 남자에게 가족은 가장이 지켜야하는 최후의 보루같은 것이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당당한 일자리가 필요했고, 남자는 그 직업이 교수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꿈꿔온 교수자리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아내는 지쳐서 이제 교수자리를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그건 남자에게 자신이 바쳐 온 청춘을 부정하라는 소리에 다름 아니었다. 교수자리를 위해 아내 몰래 아들의 수술비를 청탁의 댓가로 지불했지만 교수자리는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자는 가정을 지키고 싶었다. 탈출구 없는 남자의 눈앞에 2구의 시신과 거액의 현금이 놓였다. 보는 사람은 없고, 남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 돈이 절실했다. 피 묻은 .. 2022. 9. 3.
UP - 최고의 오프닝 시퀀스 아내의 사후, 아내와의 모든 추억이 깃든 집에 풍선을 매달고 어린시절 꿈꾸던 모험을 떠나는 할아버지의 모험에 호기심많은 소년 러셀이 동행하며 겪는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출처: 유튜브 아마도 애니메이션, 아니 어쩌면 영화 역사상 최고의 오프닝 시퀀스가 아닐까 싶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칼과 엘리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결혼생활을 마이클 지아키노의 음악과 함께 보여준다. 5분도 안되는 이 시퀀스와 좋았던 과거와 무기력한 현실에 매몰되어 어린시절의 꿈을 잊고 살지 말라는 교훈은 이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공감되는 영화이게 한다. 오래전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당시는 어린이였던 딸아이를 데리고 보여주러 갔다가 내가 울고 나온 영화다. 사족 2009년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이며 그해.. 2022. 9. 1.
사이보그가 되다 - 장애에 대한 인식의 전환 김초엽은 후천적으로 난청이 생긴 청각장애인이고 김원영은 선천적으로 걷지 못하는 장애인이다. 김초엽에게 필요한 것은 보청기가 아니라 소리를 완벽히 문자로 전송해 주는 기술이다. 김원영에게 필요한 것은 통증과 고통을 수반하는 매끈한 모양의 의족이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돌아다닐수 있는 도로와 교통시설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오류는 모든 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되고 싶어 할 것이라는 편견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장애란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되어졌고, 과학기술은 개별의 장애를 해결하는 보조장치(그것이 단순한 기계적인 것이든 첨단의 과학기술이든)의 개발에 매달려 왔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는 '다른'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과학기술이 그들의 장애를 없앨 수 있을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정작 개발된 보조장치.. 2022.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