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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보기

외계+인 - 개인적인 솔직 후기

by 죽은척하기 2022. 9. 6.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은 케이퍼 무비인 '범죄의 재구성'이었고, 두번째 영화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각색한 '타짜'였다.
워낙 강렬했던 두편의 영화덕에 최동훈의 차기작에 관심이 쏠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장기인 케이퍼무비 스타일의 범죄물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전래동화 '전우치전'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재해석한 도사이야기 '전우치'였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이야기와 도술이 존재하는 판타지세계를 다룬 영화는 어쩌면 앞선 두편의 이야기를 상업적으로 성공시킨 최동훈 감독이 정말 좋아하고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 일지도 몰랐다.

'전우치' 이후 자신의 장기인 케이퍼 무비 스타일의 '도둑들'과 역사물인 '암살'로 쌍천만의 흥행 신화를 쓴 최동훈 감독이 만든 차기작은 다소 독특한 제목의 '외계+인'이었고, 1, 2편을 동시제작해 1년에 한편씩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두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을만큼 영화는 재미있고, 볼거리는 다양하다.
어디서 본것같은 우주선의 형태와 빌런들의 형상이 눈에 거슬리고 CG가 어색하다는 혹평도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 CG는 어색한지 모를 정도로 괜찮았고, 내노라하는 배우들과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이야기의 구성은 '전우치'와 유사하다.
도사인 무륵이 나오고, 빌런인 자장이 나오며, 무륵의 조력자인 우왕이와 좌왕이가 전우치의 초랭이를 대신하고 조우진과 염정아가 연기한 청운과 흑설은 전우치의 삼신선을 대신한다.
전우치의 만파식적은 신검으로 바뀌었고 전우치가 그림속에 들어가 시간속에 갇혔다면 '외계+인'에서는 타임머신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전우치가 도술에 의존해 이야기를 진행시켰다면 '외계+인'에서는 전우치의 세계관에 우주와 공상과학이라는 외장재를 더한 셈이다.

애초에 1부와 2부로 나누어 영화를 제작하는 이유는 감독이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일 것이고 당연히 1부에서는 그 넓어진 세계관과 그에 따라 확대된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므로 이야기가 산만하고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 중구난방으로 보일수 있겠다. 그러나 이런 진행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2부를 위한 사전작업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최동훈 감독이 기자 간담회에서 밝혔듯 그는 "한국적인 이야기로 '어벤저스'만큼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도술로 대표되는 판타지와 SF의 조화에서 찾으려 시도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판타지와 SF가 장르적으로 섞이기 어렵다는 점을들어 이야기가 이율배반이라고 말하며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비평을 하는 사람들이 장르적 이율배반을 이유로 SF인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가 신화적 인물인 '토르'나 판타지적 인간인 '닥터스트레인지'와 섞인 '어벤저스'를 비판하는걸 본적이 없는것같다.

최동훈의 영화 '외계+인'이 그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폄훼의 대상이 될 만큼 재미없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최동훈 특유의 입담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독특한 이야기 전개 모두 평균점 이상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다.
나는 그의 '외계+인' 2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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