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록의 힘
문화생활/독서일기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 이야기 속에 숨은 역사

by 죽은척하기 2022. 9. 8.

근대이전의 중세시대 대부분의 왕국은 장남이 왕위를 물려받았다.

왕국을 물려받을 왕자가 외아들이면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형제가 많은 나라의 왕자들은 형이 왕위를 차지하고 나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당시의 왕국이라는게 빛좋은 개살구의 모습이어서 1600년대 중반의 독일은 무려 300여개나 되는 작은 나라들로 이루어진 연합체 였다. 쉽게 말해 동네마다 하나씩의 '왕국'이 존재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 왕국마다 많은 수의 '왕자와 공주'들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형제에게 골고루 토지를 나누어 주었다가는 나라가 위태로워 질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왕위를 물려받지 못한 왕자들은 각자 도생의 길을 선택하는 수 밖에 없었다. 

각자도생의 방법으로 많이 선택된 방법은 성직자의 길을 가는 것이었고, 성직이 적성에 맞지 않는 외향적 왕자들은 큰 나라의 전쟁에 용병으로 참가해 큰 공을 세우고 영주자리라도 하나 차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아들이 없는 나라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왕위를 물려받는 방법이었고, 결국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그럴듯하게 차려입고 윤기흐르는 백마의 등에 올라 이웃나라를 돌아다니며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에 등장해서 안나를 꾀려했던 왕자 '한스 웨스터가드'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겠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전래동화나 고전소설들을 소재로 이야기가 만들어 졌을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빨간모자', '피리부는 사나이' '백설공주'같은 전래동화에서 부터 '베니스의 상인', '노틀담의 꼽추', '돈키호테' 등 고전의 반열에 오른 소설에 이르기 까지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과 당시의 사회상에 대하여 알기쉽고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역사책 특유의 무겁고 진지한 엄숙주의를 배제하고 유머와 위트를 섞어 기술한 작가의 필력도 좋고, 어린시절 재미있게 보았던 동화에 얽힌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어서 세계사를 어렵고 지루하게만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사족

 

구입할 당시에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순전히 제목에 꽂혀서 샀다.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