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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독서일기

쌤통의 심리학 -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은밀한 본성

by 죽은척하기 2022. 7. 26.

쌤통의 심리학 - 현암사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질투다.

비싼 돈을 주고 산 그 땅이 그린벨트로 묶였다.

쌤통이다.

나만 나쁜 놈인가?

 

이번에 산 주식이 상한가를 쳤잖아. 너도 주식해. 요즘 주식 안하고 뭘로 재테크하냐? 주식이 대세야. 월급만보고 사는 시대가 아니야.”

, 좋겠다. 밥이나 한번 사라. 난 주식 같은 거 잘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언제 부자 될래? 재테크라는 걸 좀 해봐. 요즘 재테크 안하고 돈벌기 힘들어. 이봐 오늘 또 올랐네.”

재수없어.’

질투다.

 

, 주식하지마. 나 반토막 났어. 큰일 났다. 빚까지 내서 한건데. 다음달에 전세 올려달라고 연락왔어. 큰일났네. 너 돈 가진거좀 있냐?”

야 내가 돈이 어딨냐? 재테크도 안하는데. 그나저나 어쩌냐? 큰일이다. 잘 해결해라.”

속마음은 에라 이놈아 그렇게 잘난척하더니 쌤통이다.’

나만 이상한 놈인가?

 

타인의 불행에서 느끼는 은밀한 쾌감. 샤덴프로이데. 우리말로는 쌤통이다.

영어로는 이런 표현이 없다. 샤덴프로이데는 독일어다. ‘불행을 뜻하는 ‘shaden'기쁨, 환희를 뜻하는 ’freude'가 더해진 합성어다.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이지만 이런 감정을 느끼면 혹시 내가 나쁜 사람인가?’ 하는 감정이 들어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부끄럽고 불편한 감정이다.

 

쌤통은 흔히 질투심과 짝을 이루는데 대개의 경우 스스로 질투를 부정하며, 남들 앞에서 질투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쓴다. 질투를 인정 한다는 건 스스로의 열등함을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열등함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일이 질투의 대상에게 일어난다. 내색은 못하지만 슬며시 기분이 좋아진다. 입으로는 위로의 말을 전하지만 진심은 아니다. 기쁘지만 떳떳하진 못하다. 내가 이런 마음을 품었다는 걸 남들이 알게 되면 지탄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것 일까?

정말로 불필요한 감정이었다면 진즉 사라졌어야 할 이 감정이 살아남았다는 건 인류의 생존에 꼭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은밀한 감정중 하나인 쌤통에 대하여 다룬다.

우리가 남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이유와 그 심리에 대해서 스포츠와 고전소설, TV리얼리티 프로그램과 정치스캔들의 예를 섞어 질투와 정의감, 죄책감과 쾌감으로 뒤섞인 감정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사족

 

나만 나쁜 놈이 아니었음을 확인하게 되어 안도감을 준 책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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