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신창원이 검거되었다.
2년6개월간 40,000Km거리의 도주행각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1989년 3월, 고향 선후배와 작당해 절도 행각을 벌이다가 문구점 주인을 강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경북북부제2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1994년 부산교도소로 이감된지 3년후인 1997년 1월 탈옥에 성공했다.
노역 작업 도중 손에 넣은 작은 실톱날 조각으로 하루 20분씩 무려 2개월간 들키지 않도록 화장실 쇠창살을 몰래 조금씩 그어 마침내 지름 1.5cm의 쇠창살 2개를 끊고 감방을 빠져나와 외벽 환기통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가서 교도소 내 교회 신축공사장 철담장 밑의 언 땅을 파내어 공사장으로 들어간 후,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을 타고 외부로 통하는 공사장 펜스를 넘어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빠져나가는 데에는 1시간 3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탈옥을 위해 좁은 곳을 지나가기 쉽도록 3개월 전부터 변비가 심하다는 핑계를 대며 식사량을 줄여 15kg을 감량하였고, 신뢰를 쌓아 감시를 줄이기 위해 오랜기간 모범수로 지냈다. 교도소를 빠져 나간 신창원은 500m 떨어진 화훼 농가로 침입하여 옷을 훔쳐 입고 자전거를 훔쳐 4km를 달려 구포사거리까지 간 뒤, 택시를 타고 서울로 도주했다.
도망다니는 동안 빈집등을 털며 훔친 돈으로 생활했고 훔친 차로 이동했다.
전국6개 지방경찰청에 수사본부가 설치되었고, 검거를 위해 동원된 경찰의 수만 연인원 97만명이었다. 경찰과 맞딱뜨린 것만 6번이었으나 모두 추적을 뿌리치고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신창원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현상금은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뛰었다. 당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억5천만원에 거래되던 시절이었다.
현상금이 올라가자 별의 별일이 다 일어났다.
신창원이 나타난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도 저 혼자 공 세우려고 단독으로 검거를 시도하다 실패하고 징계를 받은 형사가 있는가 하면, 잠복근무를 하던 형사가 신창원 동거녀를 성폭행하여 결국 파면되고 구속되는 사건도 있었다.
경찰의 무능과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보도되면서 오히려 신창원에 대한 신드롬이 일어났다.
그가 부자들만 털고 훔친돈을 기부하는 의적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청소년들과 젊은층사이에서 그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도 생겨났다. (물론, 그가 몇 번의 기부행위를 한 적은 있으나 극히 적은 횟수와 금액이었고, 훔친돈의 대부분은 도주중 함께한 동거녀와 생활비로 썼다.)
1999년 7월 16일 전라남도 순천시 금당 대주아파트 104동 205호에서 가스레인지 수리공은 당시 우연히 의뢰 받은 집에 방문 했다가 수상한 남자를 보았다. 집 내부에는 운동기구들이 많이 있었고 남자는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긴팔옷에 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수리공은 방송을 통해 익히 보아 온 신창원의 얼굴이 떠올랐고 신창원임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그 집에 들어갔다. 신창원 이었다.
수리공은 경찰에 신고했고, 3시40분경 경찰관 46명이 출동하여 5시20분 신창원을 검거했다.
1999년 7월16일은 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이 탈옥후 2년6개월만에 검거된 날이다.
사족
1. 신창원이 검거될 당시에 입었던 미쏘니 니트셔츠가 화제가 되어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을 중심으로 그 짝퉁들이 절찬리에 판매되었다. (당시 신창원이 입고 있었던 것도 짝퉁이었다고 한다.)
2. 신창원은 검거 후 추가형량이 선고되었는데 무려 22년6개월 이었다.
이 형량 때문에도 말이 많았는데, 원래 무기징역인 신창원에게 22년6개월의 추가형량을 선고하는게 괘씸죄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있었다. (실제 조두순 같은 흉악범의 형량이 12년인것과 비교하면 너무 과한 형량이라는 의견도 있다.)
3. 신창원은 청송교도소에서 복역중이던 2004년 공부를 시작해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현재는 범죄청소년을 위한 상담사를 목표로 하여 학위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 그때 신창원을 신고한 가스수리공은 현상금 5,000만원을 받았고, 경찰에 특채되어 현재도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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