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쟤 뭐지?
2001년 공중파 음악방송에 처음 나타난 ‘싸이’를 본 대다수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노래 제목은 ‘새’.
펄럭거리는 융단 바지에 반짝이 재킷을 입고 정체불명의 춤을 흔들어대다가 결국 재킷마저 벗어던지고 반짝이로 ‘PSY'가 새겨진 민소매 남방만으로 “나 완전히 새됐어.”를 외치는 스물다섯의 사내는 그렇게 충격적으로 데뷔무대를 가졌다.
그가 데뷔하던 당시는 1세대 아이돌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선언한 1996년부터 시작된 아이돌 열풍으로 꽃미남 소년들의 팬덤이 무섭게 형성되던 시기였고, 보이그룹 사업에 성공한 기획사들이 걸그룹을 데뷔시키며 비주얼전쟁에 뛰어든 때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비하는 좀 그렇지만 내 느낌상으로는) 싸구려 중국 도자기 인형같은 외모를 가진 청년이 나와서 정체불명의 춤과, 족보를 알기 힘든 노래로 음악방송에 데뷔를 했으니 처음 그를 본 대중들은 재미있는 구경거리와 화젯거리가 생긴 즐거움에 그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엽기가수’. 아마도 최초로 싸이에게 붙여진 별명일 것이다.
그러나 잠깐의 화제로 끝나지 않을까 했던 싸이는 만만치 않은 실력으로 무장한 젊은이였고, ‘챔피언’ ‘낙원’ ‘연예인’ ‘아버지’등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인기를 이어갔다.
그는 기획능력을 갖추고 있는 영민한 기획자였고, 신바람 넘치는 딴따라였다.
그러던 중, 2012년 7월15일에 그의 운명을 바꾼 6집앨범. ‘6갑’이 발표된다.
이 앨범의 세 번째 트랙에 수록된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시작한 것이다.
싸이의 말을 빌면 그는 이 앨범이 국내에서나 잘 되길 바랬지 해외의 반응은 의도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뮤직비디오도 그래서 그냥 원래 하던 대로 ‘fun'하게, “재미가 없으면 남는것도 없다.”라는 평소의 신념대로 만들었는데 해외에서의 반응이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은 본인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어쨌든, 강남 스타일은 전세계를 강타했고 소위 대중문화의 본령이라는 미국에서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012년, 2013년을 ‘싸이의 해’로 만들어 버렸으며 그 이후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대로 이다.
그의 ‘강남스타일’을 필두로 미국대중문화산업은 우리나라의 소위 'K문화‘에 관심을 갖게되었고 우리 대중문화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BTS의 빌보드차트 점령,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노미네이트등 굵직한 성과를 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12년 7월 15일은 전 세계에 K문화의 힘을 알리기 시작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6집앨범 ‘6갑’이 발매된 날이다.
사족
1. '강남 스타일'의 유튜브 조회수는 2022년 6월11일 기준 44억 4천만뷰를 넘어섰다.
2.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하지 못했던 '싸이 흠뻑쇼'가 다시 열린다.
지난 주 인천을 시작으로 오늘부터 서울에서 공연되고 여름내내 전국투어 일정이 잡혀있다.
주말에 잠실에서는 프로야구 올스타전도 열린다고 하니 잠실쪽으로 가시는 분들은 참조하시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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