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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7월14일 - '홀로코스트'로 가는 법안의 제정.

by 죽은척하기 2022. 7. 14.

나치정부의 우생학 선전 포스터

 

우생학이라는 말은 1883년 영국의 과학자 프랜시스 갤턴이 사촌인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받아 처음 만들어냈다. 그는 영국 상류층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그들의 현재 지위는 대대로 이어진 유전적 우월성에 기초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선별적인 번식을 통해 인간 종을 진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인간의 유전인자를 향상시키고 인간 사회에 부적합한 열등한 유전인자를 없앰으로써 골치 아픈 사회문제들을 척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당대의 저명한 인물들로부터도 환영을 받았다. 1912년에는 제1차 국제우생학대회가 찰스 다윈의 아들인 레오나드 다윈을 회장으로,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을 명예 부회장으로 해서 런던에서 열렸다.

 

미국에서도 대통령을 지낸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비롯해 여성 사회 개량가 마가렛 생어,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이 이를 지지했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우생학 프로그램을 합법화한 곳은 우생학이 처음 등장한 유럽이 아니라 미국이었는데 1907년 인디애나 주는 범죄자, 저능아, 강간범들은 단종시킬 수 있다는 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2년 뒤 위헌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집행이 중지되고, 1921년에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36년부터 1940년까지 소록도 갱생원에서 한센병 남성환자 840명이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는데 수술을 받은 전원이 한국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시절이라고 모두가 우생학을 지지했던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생물학자 토마스 헌트 모건은 실험을 통해 빨간 눈을 가진 초파리 계보에서 하얀 눈을 가진 초파리가 나오는 현상을 확인하고 유전적 전달체계가 우생학자들의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종교계 특히 가톨릭 쪽에서의 반발이 거셌다.

 

이렇게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데올로기의 융합이 광기로 치닫던 시기에 나치 정부는 우생학을 근거로 들어 아리안 인종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유대인·집시·동성애자·장애인 등을 박해했다. 나치 정부는 1933714일 단종법을 공포, 악질 유전이 예상되는 병에 대해 우생 재판소가 단종수술을 하도록 했다. 이 법으로 40만명이 단종수술을 강요당했고, 10만명은 안락사했다. 2년 뒤인 35년에는 유대인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독일인과 차별하는 뉘른베르크법을 제정하면서 유대인 말살정책인 홀로코스트의 길을 열었다.

 

1933714일은 나치정부가 우생학을 근거로 한 단종법을 공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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