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를 '왕의 남자' '사도' '동주'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만들 때 어려운 점은 고증에 따른 사실 증빙의 확보다. 더욱이 근현대사 인물을 다룰 때는 그 후손들이 생존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작품 역시 고증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일본작가가 쓴 박열의 평전부터 당시의 신문까지를 모두 검토하는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의 포스터도 아래의 실제사진을 그대로 따라 만들었다.)
1923년 간토 대지진이 발생하자 폭동을 우려한 일본정부는 일반대중의 분노를 잠재울 희생양으로 재일 조선인을 지목하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는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여 조선인 22,000여명을 학살한다.
그 과정에서 일본은 조선인 아나키스트인 박열과 그의 아내 가네코후미코를 일왕과 왕세자에 대한 테러미수 혐의를 씌워 법정에 세운다.
영화는 박열과 가네코후미코의 옥살이와 재판 과정을 이준익 감독의 담담한 연출로 과하지 않게 그려낸다.
이제훈의 연기도 좋았지만 가네코후미코 역을 맡은 최희서의 연기는 발군이다.
개인적으로는 가네코후미코라는 아나키스트에 더 관심이 가게 만드는 영화이다.
사족
1. 박열은 22년간 복역후 일본의 패망과 함께 미군에의해 출감한다. 출감 후 우익단체인 '재일조선거류민단'의 단장을 맡았고 이승만을 지지하는등 젊은시절 아나키스트의 삶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였다.
1949년 귀국후 한국전쟁때 납북되어 1974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 가네코 후미코는 복역중 사망하였고 1926년 남편 박열의 고향인 경북 문경에 묻혔다.
경북 문경에 박열의사의 기념관이 있고 그곳에 가면 그녀의 묘소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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