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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보기

아무도 모른다 -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by 죽은척하기 2022. 6. 26.
아무도모른다 포스터 (사진출처 : 아트인사이트)


아키라는 엄마에게 묻는다.
언제 학교에 보내 줄 꺼냐고.
엄마는 학교에 가봐야 별거 없다고, 다닐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실은 보낼 수가 없다.

각자 아빠가 다른것으로 추정되는 네 아이는 출생신고조차 되어있지 않기때문에 학교를 다니기는 커녕 서류상 존재하지도 않는 아이들이다.
그렇기에 이사를 올 때도 동생 둘은 트렁크에 넣어져 짐짝처럼 집으로 들어오고, 가방에 들아가지 못할 만큼 커버린 교코는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밤이 되어서야 오빠인 아키라가 몰래 데리고 들어온다.

무책임한 엄마는 아키라에게 동생들을 맡기고 새로운 남자와의 사랑을 위해 집을 나가면서 크리스마스때 까지는 돌아오겠다고 말하지만 새해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그 후, 아무도 모르는, 아니 어쩌면 어른들 중 누구도 관심갖지 않는 아이들만의 생활이 시작된다.
세금을 내지 못해 전기가 끊기고, 수도가 끊기고, 먹을 것이 없어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해야하는 음식을 구해 동생들을 먹이는 생활이 이어져도 그 어떤 어른도 아이들의 삶에 관심이 없다.

막내 유키의 죽음.
유키는 이 집에 올 때 그랬듯, 죽어서 떠날때도 몰래 트렁크에 넣어져 집을 나선다.
비행기를 보고싶어 하던 유키의 소원을 이루어 주려고 아키라는 공항근처의 공터에 유키를 묻어준다.

"엄마는 행복해 지면 안되는거니?"
실제 사건의 엄마가 아이들을 놓고 나가려고 하자 울면서 매달리는 장남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행복의 추구는 분명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다.
그러나 나의 완전한 행복을 위해서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 과연 행복일까?
1988년 '스가모 아동방치사건' 에서의 엄마는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서 자식을 방치했지만, 2019년 '고유정 남편살해사건' 에서고유정은 자신의 완전한 행복을 위해서 전남편을 살해하고, 현 남편의 자식을 살해 했다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족

1. 1988년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스가모 아동방치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실제사건에서는 아이가 다섯이었고 엄마가 함께 살 때 둘째가 병사했는데 벽장에 시신을 유기했다.
엄마가 가출 한 후 14세 오빠가 여동생 세명을 보살피며 살았는데 그 중 둘째를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했고 엄마가 했던대로 벽장에 시신을 유기 했다가 공항이 보이는 공원으로 몰래 옮겨 유기 했다고 알려져 있다.

2. 2004년 칸영화제에서 아키라역을 연기한 야기라 유야가 최연소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수 많은 영화를 봤지만, 결국 남은것은 '아무도 모른다'의 주인공 소년의 표정뿐이다."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이 해의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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