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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보기

쇼생크 탈출 - 음악으로 기억되는 명작

by 죽은척하기 2022. 8. 28.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들이 있다.
원래 음악이 주 재료인 뮤지컬 영화들을 제외하고 내게 음악으로 기억되는 영화중의 하나는 '쇼생크 탈출'이다.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스티븐 킹의 중편소설 '리타헤이워드와 쇼생크탈출'을 각색해서 만든 이 영화는 아내를 살해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쇼생크 감옥에 갇힌 은행원 앤디의 감옥 탈출기다.
탈옥이 주된 소재이기는 하지만 교도소 생활과 그곳에서 맺어지는 인간관계, 그리고 교도소 내에서 벌어지는 추악한 권력의 행태까지를 그려낸 명작이다.

내게 이 영화가 음악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극중 앤디가 동료 재소자들에게 틀어주는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중 편지의 이중창 '저녁산들바람은 부드럽게' 라는 곡 때문이다.

교도관이 화장실에 간 사이 방송실의 문을 잠그고 스피커를 통해 재소자들에게 들려주는 두 여성 오페라가수의 노랫소리와, 알아듣지도 못하는 외국말의 노래를 마당에 멈추어서서 듣고 서 있는 재소자들의 넋나간 표정들과, 뒤늦은 간수의 문을 열라는 다그침을 모른체 하며 오디오의 볼륨을 높이는 앤디의 표정은 음악이 흐를때 나지막한 목소리로 독백하는 레드의 나레이션을 통해 인간에게 자유란 무엇인지를 대변하는 명장면이었다.

"난 지금도 그 이탈리아 여자들이 뭐라고 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게 더 나은것도 있다. 난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이 아프도록 아름다운 얘기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이 회색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위로 높이 솟아 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쇼생크 탈출 명장면 / 피가로의 결혼 '편지의 2중창' - YouTube

언제 다시 보아도 좋은 명작이다.

사족

영화에 사용된 OST에는 카를 뵘이 지휘하고 소프라노 에디스 마티스와 메조소프라노 군둘라 야노비츠가 협연한 음반 '피가로의 결혼'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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