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록의 힘
역사속 오늘

8월11일 - 아시아의 물개,조오련, 대한해협을 건너다.

by 죽은척하기 2022. 8. 11.
대마도에 도착한 조오련 (사진출처: 스포츠동아)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 수영종목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종목의 400m, 1,500m를 다시 석권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1980년 8월 11일 새벽 0시5분 부산 다대포 앞바다에 섰다.
동아일보 창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기획으로 부산에서 대마도 까지 48Km의 대한해협을 수영으로 건너기 위해서였다.

1972년 7월 23일 일본인 선수가 대마도를 출발해 부산으로 건너오려다 중간에 실패한 기록이 있는 곳이었다.

조오련선수와 차동석트레이너는 8개월의 준비와 훈련을 거쳤고 횡단 예측시간은 18시간이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상어의 습격을 대비해 세척의 배가 이끄는 길이 10m, 폭 5m, 깊이2m의 쇠그물 안에서 헤엄쳤다.
원래 계획은 시간당 3km씩 18시간에 걸쳐 횡단할 계획이었으나 출발 후 1시간 쯤 지났을 때 밀물을 만나 시간당 4km의 속도로 2시간동안 헤엄치다가 약3시간 후에는 조류를 타고 시간당 7.6km의 놀라운 속도로 헤엄쳐 나가기 시작했다.

에너지 소비가 엄청난 바다수영을 위해 중간중간 식사를 해야했고, 식사는 긴 대롱으로 죽을 받아먹으며 해결했다.
출발한지 11시간 40분이 지났을 즈음 위기가 왔다. 북동해류를 만나는 난코스를 헤엄치다가 왼쪽팔에 쥐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수직으로 떠서 헤엄치는 상태로 팔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15분정도 마사지를 하자 근육이 풀렸고 다시 헤엄치기 시작했다.

8월11일 오후 1시 21분 10초. 일본 대마도 북단 사오자끼등대에 도착한 조오련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13시간 16분 10초를 헤엄쳐 대한해협을 건넌 후였다.

1980년 8월11일은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가 수영으로 대한해협을 건넌 날이다.

사족

1. 2000년 8월 SBS의 예능프로그램 ‘뷰티풀 라이프’에서 조오련의 대한해협 횡단 20주년을 기념해서 조오련 선수를 필두로 연예인과 수영선수들을 섭외해 ‘대한해협을 건너라’라는 코너를 기획 했다. 정유진, 강기택등의 선수들과 거의 선수급이었던 소지섭이 에이스로 활약 했으나 1차 도전에서는 실패하게 되고 2차 도전에서야 18시간의 기록으로 성공을 거둔다. 이때의 도전방식은 7명이 릴레이로 건너는 방식이었다.
조오련의 도전과 기록이 얼마나 위대한 것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었다.

'뷰티풀 라이프'의 대한해협 횡단 도전팀. 맨 윗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소지섭이 보인다.

2. 조오련은 그 후 영국과 프랑스사이의 도버해협 횡단,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횡단하는 등의 도전에 성공했고, 이후로도 계속된 도전을 이어갔으나 2009년 8월4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6세.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