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록의 힘
역사속 오늘

8월12일 - 금융실명제,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시행되다.

by 죽은척하기 2022. 8. 12.

8월13일자 한겨레신문, 발표 다음날 조간신문 1면이다.

 

저는 이 순간 엄숙한 마음으로 헌법 제761항의 규정에 의거하여,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표합니다. 아울러, 헌법 제473항의 규정에 따라,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을 심의·승인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금융실명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합의와 개혁에 대한 강렬한 열망에 비추어 국회의원 여러분이 압도적인 지지로 승인해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드디어 우리는 금융실명제를 실시합니다. 이 시간 이후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만 이루어집니다....“후략

 

19938129시뉴스에서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되었다. 담화는 당일 저녁7시에 있었던 긴급국무회의를 거친 후 대통령이 직접 발표 하였다.

대통령의 긴급명령발동은 1993812, 모든 은행의 업무가 마감된 저녁8시부터 실시되었다. 발표 후 있을지 모르는 인출사태를 막고자 은행업무가 마감 된 시점을 택한 것이었다.

 

시중의 모든 은행에 실명확인 없는 인출을 전면 금지하고, 실명 인출이라도 3,000만원 이상일 경우 국세청에 통보 할 것과 모든 은행의 업무는 813일 오후2시부터 시작 하라는 지침이 하달되었다.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1992년 대선당시 김영삼 후보의 공약중 하나였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당시 이철희 , 장영자 사기사건등의 금융사기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이러한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당시 전두환 정권의 경제수석이던 김재익이 금융실명제를 실시 할 것을 건의 한 것이 시작이었으나 권력형 비리를 저지르던 군부와 재벌등의 반대로 흐지부지 되었던 것을 김영삼이 대선공약으로 채택한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집권 11일 후인 38일 당시에도 군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던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단칼에 숙청했던 솜씨를 다시한번 유감없이 발휘하여 금융실명제를 실시한다.

19936, 김영삼은 경제부총리인 이경식과 재무부 장관인 홍재형 두 사람에게만 금융실명제를 극비리에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보안이 새면 두 사람의 모가지가 달아날 줄 알라는 엄포와 함께였다.

준비는 극비리에 진행 되었고 차관급 이상은 완전 배제하고 국장과 실장급의 실무진만으로 팀을 꾸렸다. 실무진은 해외출장으로 위장한 채 1개월이상을 합숙했다.

보안이 새면 크게 반발이 일어나거나 큰손들이 미리 불법 은닉자금을 빼돌려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는 의미가 없어지게 될 것이 뻔했다.

다행히 보안은 철저히 유지되었고 김영삼 대통령은 812일 저녁, 국무총리나 청와대 경제수석도 몰랐던 금융실명제 실시를 주제로 긴급국무회의를 소집해 대통령 긴급 명령권을 발동한다. 금융실명제가 실시 된 것이다.

 

1993812일은 모든 금융거래에 실명만을 사용하도록 한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날이다.

 

사족

 

하나회 숙청과 금융실명제가 있던 김영삼정권 초반 김영삼 대통령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여론조사결과 국정 지지도가 최고92%를 기록했고, 대학생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인물중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