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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의 힘
역사속 오늘

8월9일 - 손기정, 남승룡 베를림올림픽 마라톤에서 메달을 획득하다.

by 죽은척하기 2022. 8. 9.

시상대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서있는 손기정과 남승룡

일제 강점기인 1936, 베를린올림픽에 출전시킬 마라톤 선수 선발전에서 일본은 순수 일본인이 그들의 대표선수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대표선발전에서 조선인 청년 남승룡이 1, 손기정이 2위를 차지하자 마라톤 출전권 두 장이 모두 조선인에게 넘어가는 것을 견딜 수 없었던 일본육상협회는 손기정, 남승룡과 일본인 후보 선수2명을 대상으로 '현지선발전'이라는 말도 안되는 경기를 실시하며 컨디션 조절을 해도 모자랄 선수들에게 경기를 며칠 앞두고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게 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심지어 일본인 후보선수 두명은 몰래 지름길로 빠져 나와 달렸음에도 손기정, 남승룡 두선수를 끝내 따라잡지도 못하고 뒤늦게 들어온다.)그러나 이러한 치졸한 전략마저도 성공하지 못하고 손기정과 남승룡은 일본대표로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참가한 마라톤 대회는 89일 오후3시 베를린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27개국 56명의 선수가 출전하며 스타트 총성을 울렸다.

초반이후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던 손기정은 중반을 넘어선 지점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고 달려 2시간 2919초의 기록으로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골인 한다. 2위로 영국의 하퍼, 그리고 3위는 남승룡의 차지였다.

 

시상식이 거행 되었다.

1위와 3위의 단상에 올라선 두 선수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달려 있었고, 1위선수의 국가는 기미가요였다. 두 선수는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손기정은 1위선수에게 수여된 올리브나무 묘목을 들어올려 최대한 가슴에 붙어있는 일장기를 가렸다. 훗날 남승룡은 손기정이 금메달을 딴 것보다 묘목을 받아 일장기를 가릴 수 있었던 것이 더 부러웠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들의 쾌거는 조선에도 전해졌는데 813일 당시 여운형이 사장으로 있던 조선중앙일보와 송진우가 사장으로 있건 동아일보가 시상식 사진에서 손기정선수의 가슴에 붙어 있던 일장기를 말소된 채 발행한 소위 일장기 말소사건이 일어나 조선중앙일보는 휴간에 들어가고, 동아일보는 송진우 사장, 김준연 주필, 설의식 편집국장 등이 사임하였다. 그리고 사회부의 현진건 부장과 이길용, 장용서, 조사부의 이상범 화백, 사진부의 신낙균, 백운선, 서영호 그리고 동아일보의 자매지인 월간 신동아에 전재한 책임으로 최승만 잡지부장 등 8명의 사원이 구속되어 40여 일간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193689일은 일제 강점기하의 조선 청년 손기정과 남승룡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날이다.

 

사족

 

그로부터 57년후, 1992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올림픽 마라톤대회에서 57년전 있었던 손기정의 한을 풀듯 대한민국의 황영조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는 쾌거를 이룬다. 8월9일, 손기정이 베를린에서 우승한 바로 그 날이었다.

황영조와 손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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