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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의 힘
역사속 오늘

7월23일 - 한국드라마의 거목 김종학 사망

by 죽은척하기 2022. 7. 23.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1987년 이후 조금은 군사정권의 철권통치가 부드러워 졌다고는 해도 국가권력의 개입이 극심했던 TV방송국에서, 그것도 시사프로그램이나 정치프로그램이 아닌 TV드라마에서 이제 드라마에도 우리 사는 시대 사회상을 반영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무명의 배우였던 박상원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낸 드라마 인간시장은 원래 주먹 잘 쓰는 젊은이의 모험활극 정도였던 김홍신의 원작소설 인간시장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지만 송지나 작가의 각색으로 인신매매나 복지원의 인권유린등 당시의 사회모순을 고발하는 드라마로 거듭났고 큰 화제속에 성공을 거두었다.

 

김종학 감독의 작품은 사회에 대한 관심과 재해석을 담고 있었고, 그 관심이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 될 수 있도록 규모가 큰 대작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채시라, 최재성, 박상원을 주인공으로 인간시장의 성공을 함께 일구어낸 스타작가 송지나가 각본을 쓴 당시 기준으로 제작비가 72억원이나 들어간 대작이 MBC창사 30주년기념 특집으로 1991년 만들어진 여명의 눈동자. 이 드라마는 거대한 스케일의 대작이었던 것과 더불어 친일파로 일본제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자들이 광복 이후에도 여전히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는 한국 현대사의 부끄러운 장면이나, 그 전까진 아무도 소리 내어 이야기하지 않았던 제주 4·3 항쟁의 참상을 과감하게 작품 안으로 끌어들인 문제작이기도 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김종학, 송지나 콤비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는 MBC를 떠나 프리랜서 신분으로 SBS와 계약을 맺고 24개월의 제작기간과 거액의 제작비, 정치적인 소재의 사용에 대한 허락등 전권을 위임받고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이 드라마가 1995년 전국을 강타한 모래시계.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주연에 김종학 감독, 송지나 작가가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수도권의 모든 사람들(당시 SBS는 지방에 송출되지 않았다.)이 방송 첫회를 기다릴 정도로 화제가 되었고 어김없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

5공 퇴진 후 처음으로 5·18 광주민주항쟁, 와이에이치(YH)방직 사건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가 드라마에 등장했고, 광주민주항쟁의 장면들은 실제 광주에 내려가 광주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도움으로 촬영되기도 하는 등 방송내내 화제를 몰고다니는 대작이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1995년 제이콤을 설립해서 영화 인샬라’, ‘바리케이드’, ‘억수탕등을 제작했으나 모두 흥행에 실패했고 본인이 직접 연출을 맡아 제작한 드라마 백야 3.98’마저 부진한 시청률로 흥행에 참패하게 된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2007년 절치부심 끝에 3년의 제작기간과 550억의 제작비를 들인 태왕사신기가 만들어졌다.

배용준등을 기용해 흥행에는 무난히 성공 했지만 이때부터 조연급 연기자들에 대한 출연료 미지급과 스탭들의 극악한 처우에 대한 잡음이 들려나오게 된다.

드라마를 방영한 MBC는 광고수입등 제법 괜찮은 수익을 올렸으나 제작비를 너무 들인 외주제작사 김종학 프로덕션은 엄청난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재정압박에 시달리면서 출연료 미지급등에 대한 소송에 휘말리게 된 것이다.

결국 김종학은 2013년에 배우들에게 지급해야 할 출연료 미지급 문제와 배임혐의 및 횡령 등으로 경찰에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었으나 723일 연탄가스 자살로 사망했다. 향년 만 61.

 

2013723일은 한국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었으나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김종학 감독이 사망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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