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초등학교들처럼 새로 지어져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 그런 학교들이 아니었다.
대부분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있었던 학교들이었고 시설이 좋았을 리가 없는 학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내가 어릴적, 초등학교에는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얘기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전설들에는 밤12시만 되면 (통금이 있었던 그 시절의 밤12시는 지금의 밤12시와는 차원이 다른 마법의시간이었다.) 학교운동장의 동상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얘기와, 학교 연못바닥에 비밀 통로가 있다는 얘기와, 운동장비를 넣어두는 창고가 일제시대때 고문실로 사용되었다는 얘기와, 운동장 한켠의 투수마운드 밑에 용의 머리를 잘라 묻어 놓았다는 얘기들이 있었다.
그런 이유로 학교에서 소풍날짜만 잡으면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한 밤중에 운동부 창고에 겁없이 들어갔다가 고문을 받아 죽은 혼령을 보고 심장마비로 죽은사람이 있다는 "동네 아는 형의 삼촌의 친구가 예전에 전해들은 이야기를 친구의 형으로부터 전해들었다."는 정말 전설같은 얘기들이 국가의 기밀이라도 되는 양 쉬쉬하면서 공공연한 비밀로 유통되곤 했다.
물론 내 기억에 우리학교가 소풍을 가기로 한 날 비가왔던 날은 내가 학교를 다닌 6년 내내 딱 하루정도 있었고,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가 보았던 운동부 창고는 먼지 풀풀나는 매트리스와 뜀틀만 널려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도 벌써...아주 오래전.
그때의 나와 내 친구들이 그랬듯, 지금의 꼬마들에게도 학교의 은밀한 장소는 여전히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전설의 장소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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