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록의 힘
역사속 오늘

7월9일 - '박치기 왕'의 은퇴경기

by 죽은척하기 2022. 7. 9.
'박치기 왕'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

지역예선 내내 지지부진 했던 프랑스팀은 초반에 탈락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은퇴 할 것이라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해 오던 지단이 그 프랑스팀을 이끌고 결승까지 올라와 있었다.
상대는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플레이메이커이자 팀의 핵심인 지단에 대한 수비는 이탈리아의 악동 마테라치가 맡았다.
그러나, 지단은 마테라치의 마크를 뚫고 경기시작 7분만에 골을 성공시킨다.
뒤질세라 12분뒤 마테라치가 동점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1:1의 팽팽한 접전을 이어간다.

후반을 지나 연장전에 돌입해서도 1:1의 균형은 깨지지 않고 있었다.
연장전 후반이 5분쯤 지날 무렵 사달이 났다.
평소 내성적이고 겸손하며 점잖기로 소문난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팍에 박치기를 작열하는 모습이 TV중계화면에 잡힌것.
박치기를 얻어 맞은 마테라치는 그 자리에서 뒹굴었고, 심판은 지단에게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뽑아들었다.
경기는 그 때 끝났다.
결국 승부차기끝에 이탈리아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지단은 쓸쓸히 프랑스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전세계 축구팬들은 오히려 지단의 편이었다.
분명 지단같이 점잖은 사람이 저정도로 달려들었을 땐 마테라치가 도발을 했을것이 뻔하고 그 도발의 내용이 도를 넘었을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마테라치는 막말을 하는것으로 유명한데, 안정환 선수가 이탈리아에서 뛸때 인종차별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닌걸로도 알려져 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마테라치가 지단의 누이동생을 '매춘부'라고 모욕하는 욕설을 뱉어서 지단이 참지 못하고 격분한 것이었다고 하며 그 덕에 모든 비난은 폭력을 행사한 지단이 아니라 얻어맞은 마테라치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은퇴후 지단은 명문 레알 마드리드 구단의 감독을 역임하며 UEFA챔피언스리그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는등 그 이름값에 알맞은 활약을 펼친다.

2006년 7월9일은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박치기왕' 지단이 악동 마테라치의 가슴팍에 머리를 꽂아넣고 퇴장으로 은퇴경기를 마무리 한 날이다.

사족

언어폭력도 물리적 폭력만큼 저질러서는 안되는 폭력행위다.
특히, 가족은 건들지 말자.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하기는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