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찜찜하긴 하지만 3년만에 나타나 살갑게 대해주는 가짜 남편과, 아무런 얘기도 없이 사라졌다가 다리 하나 잃고 11년만에 나타나 현재의 행복을 깨는 진짜 남편.
진짜 남편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흐를때까지 현재의 남편 아르노 뒤틸이 진짜 마르탱 게르라고 주장했던 아내 베르트랑드는 정말로 가짜 남편에게 속았던 것일까, 아니면 그를 '진짜'라고 맏고 싶었던 것일까?
때론 밝혀진 진실이 더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게 할 때도 있다.
재판을 통해 아르노 뒤틸이 가짜 마르탱 게르라는 것이 밝혀짐으로 인해서 몇 년동안 살을 섞고, 딸자식 까지 둘이나 함께 낳은 사람은 교수형에 처해져 죽게 되었고, 별다른 애정도 없던, 11년만에 외다리가 되어 돌아 온 남편은 자신이 평생 수발들면서 살게 생겼으니 말이다.
만일 진짜 마르탱 게르가 돌아오지 않아 베르트랑드가 아르노를 진짜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살았다면 더 행복한 여생을 살지 않았을까?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남은 평생을 가족도 돌보지 않고 백수건달 노릇이나 하던 사람 보다는 자신을 아껴주고 가족을 사랑해주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다는게 그리 큰 욕심은 아니지 않은가.
사족
실제로 16세기 프랑스의 아르티가라는 지역에서 있었던 사건이고 당시 툴루즈 고등법원의 판사였던 장 드 코라스의 '잊을수 없는 판결'이라는 저서에 소개 된 이야기다.
이 '잊을 수 없는 판결'에 소개된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1982년 '제라르 드 빠르듀'를 주인공으로 영화가 만들어졌고, 그 영화만으로는 정확한 사건의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나탈리 저먼 데이비스가 '잊을수 없는 판결' 을 참고하여 사건을 재구성한 인문학 도서를 펴낸것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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