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한 만남이었다.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바닷속 저 깊은 곳처럼 어둡고 축축한 그곳에 외롭게 살던 조개껍질 같은 그녀.
그녀의 세계로 그가 들어왔다.
그가 와서 그녀를 바깥세상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가 떠나도 그녀는 다시 바닷속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가 그녀의 생활을 바꾸어 놓았으니까.
혼자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살게 될꺼다.
맛있는 밥을 얻어먹었다.
작은 다락방 속에 살고있는 그녀가 신기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유모차에 실려 아침산책만 하던 그녀.
프랑수와즈 사강을 좋아하는 그녀.
사랑하는사람이 생기면 가장 무서운 호랑이를 함께 보러 가고싶었다는 그녀.
물고기를 보러 수족관에 가고싶어하던 그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곤,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만으로 모든게 가능 할거라 믿었다.
순간순간 지치기도 했지만 사랑은 변치 않을거라 생각했다.
도망쳤다.
담백한 이별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도망친거다.
다신 만날일 없겠지.
울었다.
뭐가 그리 서러웠는지 길거리에 쭈구리고 앉아 소리내어 울었다.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
사족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리메이크 되었고 애니메이션도 만들어졌지만 원작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케와키 치즈루가 연기한 '조제'는 그냥 조제 그 자체였고 그걸 대신 할 만한 배우는 앞으로도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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