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의 감독 황동혁은 서울대를 나왔다.
소위 말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학부를 졸업한 엘리트중의 한명이다.
감독이 그린 디스토피아에서 서울대를 졸업한 엘리트인 조상우는 가장 비열한 인물중의 하나다.
그는 거의 모든 게임에서 타인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독점하여 본인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상대를 속이는 일에 주저함이없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에서는 타인의 뒤에 숨어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피해 생존했고, '달고나 게임'에서는 획득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본인만 유리한 삼각형을 골라 생존 했으며, '줄다리기 게임'에서는 가장 앞에 선 사람이 위험에 빠질 수 있음에도 세발짝을 전진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한다.
어떤 게임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명이 짝을 맺으라고 하자 본인에게 유리 할 것같은 알리와 짝을 맺는 전략을 사용 하지만 막상 자신의 파트너와 해야하는 '구슬치기'게임에서 자신이 패배할 위기에 처하자 순박한 알리를 속이고 생존하며, '징검다리 건너기'게임에서도 앞사람을 밀어 떨어뜨려 살아남는다.
그렇게 하고도 그는 자신이 한 행동은 모두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한 모든 행동은 정당 했다고 말한다.
상우는 자신이 생존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본인이 살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대 출신의 감독은 기훈의 입을 통해 자신들이 생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자의이건 타의이건 타인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엘리트 감독이 엘리트의 행태를 비판하는 드라마를 만든 이유는 결국 우리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하는 소위 엘리트들의 행태가 상우와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무한경쟁이 당연한 듯 여겨지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져 가는 대다수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오징어게임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유는 어쩌면 자본에 휘둘려 사는 모두가 이대로는 안될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의 무의식적 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사족
1. 극 초반에 상우가 알리에게 베푸는 선의도 본인이 알리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엘리트의 자만심을 기반으로 하는 동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것 같다.
2. 한국에서는 '신파'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던 6화 깐부의 에피소드.
다른 나라에서는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힌다.
예전부터 들었던 생각. '신파'가 비판받을 일인가?
3.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시즌2의 제작을 2022년 6월 13일 공식 확정했다.
황동혁 감독은 2024년 핼로윈에 시즌2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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