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린 이영애가 창문으로 고개를 들이밀며 묻는다.
"라면, 먹을래요?"
1958년 안도 모모후쿠가 인스탄트 라면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존재 할 수 없었던 대사다.
대만출신의 사업가 안도 모모후쿠는 오십을 바라보는 실패한 사업가였다.
그러던 그가 전후 식량난에 시달리던 일본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라면사업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것은 추운밤에도 라면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을 본 이후다.
일본으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만들어 먹던 '납면'에서 시작된 '라면'은 일본어로 발음하면 '라멘'이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라'는 놔두고 '멘'을 한자인 '면'으로 고쳐 읽으면서 '라면'이 되었다. 지금도 정통 일본식 라면은 '라멘'으로 표기하고 통상 우리가 부르는 '라면'은 인스탄트 라면을 가리킨다.
라멘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었지만 닭이나 돼지뼈를 우려 국물을 내고 국수도 따로 반죽해서 만들어야 해서 집에서 해먹기에는 조리가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기도 했다.
자신의 집 뒷마당에 실험실을 차리고 간단히 먹을수 있는 라면을 개발하던 안도 모모후쿠는 어느날 부인이 튀김을 만드는것을 보고 '순간유열건조법'으로 면을 튀겨서 건조시키는 방법을 떠올리게 되었고, 기름에 튀겨 건조한 면발에 국물맛을 내는 양념가루를 묻혀 끓이는 인스탄트 라면을 개발해 출시하게 되었다.
1958년 8월 25일의 일이다.
우리나라에 인스탄트 라면이 처음 선을 보인것은 그로부터 5년 후인 1963년 9월15일의 일이다.
삼양식품의 창업자인 전중윤회장이 인스탄트 라면의 제조기술을 들여와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처음 삼양식품이 접촉한 회사는 당연하게도 안도 모모후쿠의 '닛신식품'이었으나 거절 당했고, 후발주자이자 닛신식품의 라이벌사인 '묘조식품'에서 라면제조기계와 제조기술을 전수받아 생산하게 된다.
처음 우리나라에 라면이 출시 되었을 때는 그다지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짜장면이 30원이던 당시 10원에 판매되어 크게 저렴하다는 인식도 없었고 생소한 맛과 조리방식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량난 해결을 위한 혼분식운동이 국가적차원에서 진행되면서 적극적인 소비권장과 시식행사등으로 인기있는 기호식품으로 정착하게 되었고, 지금은 1인당 연간소비량 76개를 기록하며 라면소비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인스탄트 라면은 일본에서 개발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사람들의 소울푸드가 된 셈이다.
1958년 8월25일은 세계최초의 인스탄트 라면인 '치킨 라-멘'이 처음 출시 된 날이다.
사족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인스탄트 라면의 종류는 40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라면은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과 농심 안성탕면이고 나는 계란을 넣어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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