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네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네. 뭘 하고 싶은가?”
“교관이 되고 싶습니다.”
“교관? 탑건의 교관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1986년, 20대의 탐 크루즈가 그렇게 말하며 ‘탑건’은 끝났고, 36년이 흐른 2022년, 그는 약속을 지키러 돌아왔다.
1986년 ‘탑건’의 세계적인 히트는 당시 젊은이들에게 미국해군사관학교 입시 지원자의 500%상승과 선글라스 완판, 가와사키 오토바이 판매량의 급증, 항공점퍼의 유행등을 만들어 냈고 단순히 청춘스타 중 한명이었던 탐 크루즈를 세계적인 탑스타로 우뚝서게 했다.
탑건 이후, 섹시한 바텐더, 지적인 군검사, 서부개척 이민자, 카레이서, 스포츠에이전시의 매니저등 여러 장르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역시 ‘탐 크루즈’ 하면 ‘미션 임파서블’시리즈의 액션배우를 떠올 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실사 액션부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가 되었다.
그런 그가 선택한 영화가 자신의 출세작인 ‘탑건’의 후속편으로, 그것도 36년이 지난 시점에 출연하게 된 것이다.
‘탑건: 매버릭’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그 긴 세월에도 아직 대령 계급인 ‘피트 미첼(매버릭)’에게 탑건의 교관 임무가 주어지고, 그가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던 자신의 옛 모습과 닮아 있는 탑건 파일럿들을 훈련시켜 임무를 완수한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과거 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죽은 자신의 파트너 ‘구스’의 아들 ‘루스터’와 갈등도 겪고 옛사랑이었던 ‘페니’도 다시 만나며 라이벌이었던 ‘아이스맨’의 죽음도 겪는다.
(1986년도의 탑건에서 ‘페니’는 탐 크루즈가 사귀었던 제독의 딸로 이름만 나온다. 원래는 연인이었던 ‘찰리’역의 켈리 맥길리스를 캐스팅 하려고 했는데 현재 그녀의 나이가 65세인 관계로 외모가 탐 크루즈의 연인역할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 이름만 나왔던 ‘페니’로 설정을 바꾸고 제니퍼 코넬리를 캐스팅 했다고 한다. 라이벌 아이스맨은 후두암에 걸린 설정으로 나오는데, 아이스맨 역할을 맡은 발 킬머는 현재 실제로 후두암 투병중이라고 한다.)
영화는 보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1986년도의 탑건과 유사한 카메라 세팅으로, 관객의 입장에서 보는 시점과 파일럿의 얼굴을 비춰주는 시점, 그리고 파일럿의 입장에서 전투기 바깥을 바라보는 시점을 현란한 편집기술로 혼합하여 전투기에 함께 타고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카메라 워킹을 보여준다.
물론, 극장을 가득 채워주는 전투기의 폭발적 굉음도 이 영화를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하는 이유를 선사한다. (3D나 아이맥스로 못 본 것이 아쉬울 정도다.)
20대의 꽃미남 청춘스타가 60대의 원숙한 배우가 되어 그 후속편을 찍는 다는것.
그 일은 그렇게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영화를 찍었고, 이 영화로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그래서 이렇게 젊은 세대들에게 나의 기술과 경험을 가르치고 있다고.
빛나는 청춘의 시기에 ‘탑건’을 본 당신도 36년을 열심히 살아와 줘서 고맙다고.
그러니 당신도 당신의 후배들과 함께 행복 하라고.
당신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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