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록의 힘
문화생활/TV보기

모범가족 - 넷플릭스 시리즈 관람후기

by 죽은척하기 2022. 9. 3.

아버지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은 사람이었다.

그런 아버지를 부정하며 자란 남자에게 가족은 가장이 지켜야하는 최후의 보루같은 것이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당당한 일자리가 필요했고, 남자는 그 직업이 교수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꿈꿔온 교수자리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아내는 지쳐서 이제 교수자리를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그건 남자에게 자신이 바쳐 온 청춘을 부정하라는 소리에 다름 아니었다.

교수자리를 위해 아내 몰래 아들의 수술비를 청탁의 댓가로 지불했지만 교수자리는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자는 가정을 지키고 싶었다.

 

탈출구 없는 남자의 눈앞에 2구의 시신과 거액의 현금이 놓였다.

보는 사람은 없고, 남자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 돈이 절실했다.

피 묻은 돈에 손을 댄 순간 남자는 풀수없는 올가미를 스스로의 목에 걸었다.

남자가 피 묻은 돈을 처리하는 방식은 어리석음의 연속이었고 결국 그가 돈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알아낸건 불행히도 경찰이 아닌 피 묻은 돈과 얽혀있는자들이었다.

남자는 돈에 손을 댄 댓가로 마약을 운반해야 했고 남자에게 가족에 대한 안전을 보장 할 수 없다는 협박과 함께 그들이 시키는 일은 남자가 감당 할 수 있는 만큼이 아니었다.

그러나, 가족과 함꼐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남자는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 모든걸 감당하려 애썼다. 가장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가 묻은 돈을 노리는 자들은 많았다.

원래의 주인도, 돈을 상납받아야하는 상선도, 그 돈으로 독립을 꿈꾸는 깡패도.

돈은 화려한 불꽃으로 빛났고 그 빛을 본 불나방들은 죽을줄 알면서도 불속으로 날아들었다.

 

돈은 모든것을 태운 후에야 그 불이 꺼졌다.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남자의 희망과 다르게 그의 가족들은 상처를 입었고, 그는 모든것을 밝히려 힘겨운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그의 목에 걸린 올가미는 끝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피묻은 돈은 힘이 셌다.

 

드라마는 해체된 가정의 구성원으로 자란 한 남자가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으로 옳지 않은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그러나 남자는 가족의 모든문제를 가장인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이었고, 그러한 강박은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남자의 대사, "걱정하지마. 내가 알아서 해결할께." 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가족은 가장의 소유물이 아니라는걸 남자는 모른채 살아온 사람이고 그 생각이 모든 문제를 촉발시켰다.

 

가족은 가장의 소유물이 아니다.

가장이 혼자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는 더더욱 아니다.

가족은 모든 구성원 개개인의 연합체이며 언제라도 내 편이 되어줄 든든한 아군이다.

남자처럼 가족의 모든 문제를 가장이 혼자 해결하려는 생각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잊지말자.가장도 가족의 한 구성원일 뿐이다. 가장인 당신이 모든 책임을 다 짊어질 필요는 없다. 가족은 언제나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

그게 모범가족이다.

 

사족

 

찜찜한 돈에는 손대지 말자.

 

*여러분의 공감과 구독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