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희1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1956년 이른 봄, 서울 명동의 한 모퉁이에 자리 잡은 '경상도집'에 문인 몇몇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고, 마침 그자리에는 가수 나애심도 있었다. 일행이 나애심에게 노래를 청하였으나 나애심은 노래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당대 문인중 최고의 멋쟁이였던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이 호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즉석으.. 2022. 8. 26. 이전 1 다음